[한경에세이] 동네 도서관의 매력

입력 2021-08-23 17:56   수정 2021-08-24 00:24

오래전 미국 유학 시절 동네마다 작더라도 공공도서관이 많은 것을 보고 부러워한 적이 있다. 마을마다 경로당은 있어도 도서관은 없던 시절이어서 놀랍지 않을 수 없었다. 시간이 흐르고 흘렀다. 이제 우리도 공공도서관이 제법 많아졌다. 내가 사는 자치구의 도서관뿐 아니라 부모님 동네에서도 가끔 도서관을 이용한다. 적어도 도서관만큼은 선진국이 된 게 아닐까 생각하면서, 예전에 부러워했던 때를 떠올리기도 한다.

나는 비교적 책을 많이 읽는 편인데, 가끔 우리 학교 도서관에 없어 공공도서관의 전자책 서비스를 통해 눈에 띄는 책을 대출해 읽기도 한다. 학생 시절 대학도서관에서 근로학생으로 근무했고, 도서관장 보직도 맡은 경력이 있어 도서관에 관심이 많다. 최근 지하철역에서 스마트도서관을 보았다. 뭐지? 알아보니 자치구에서 운영하는 공공도서관 무인자동화 도서 서비스였다. 지하철역이나 근처에 설치된 스마트도서관에서 도서들을 바로 대출·반납할 수 있단다. 자치구 통합도서관 자료를 상호대차로 신청해 스마트도서관에서 대출할 수도 있다. 도서관을 방문할 시간이 없는 직장인이나 유아맘들에게 매우 유용할 듯하다.

내친김에 더 알아보니 제법 다양한 서비스가 이용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희망도서 바로대출’ 서비스나 ‘지역서점 바로대출’ 서비스도 몇 년 전부터 운영을 시작해 점차 확대되는 듯하다. 이용자 만족과 동네서점 활성화, 공공도서관 이미지 제고 등을 위해 계획한 것으로 모두 윈윈하는 서비스로 자리잡아 가는 것 같다. 도서관에 없는 자료를 협약한 거주지 가까운 서점에 신청하고 대출받는 것으로 따끈따끈한 신간을 비교적 빠른 시일에 받아 볼 수 있는 듯하다. 참 좋은 시스템이다. 자치구마다 주민의 요구를 반영한 도서관 서비스도 다양하다. 65세 이상 노인이 홈페이지나 전화로 희망 도서를 신청하면 무료로 전달받을 수 있는 ‘도서 전달’ 서비스도 있다. 협약을 체결한 전국 어느 도서관에서라도 회원증 하나로 열람·대출이 가능한 ‘책이음’ 서비스도 눈길을 끈다.

우리 공공도서관 서비스 수준이 꽤 높아졌다. 감사한 일이다. 다만 부대 서비스 이전에 기본 콘텐츠 심화, 확충을 위한 노력을 더 계속해야 할 듯하다. 아직은 컬렉션이 그리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 대중적인 교양서 외에 각계의 전문서들이나 다중이 이용할 수 있는 디지털 아카이브도 더 확충하면 좋겠다. 공공도서관에서 좋은 책들을 많이 서비스하면 문화 생태계 선순환에도 기여할 것이다. 좋은 책 공급자(저자, 출판사, 서점)도 살아날 수 있고, 이용자도 좋은 책을 읽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펼쳐 새로운 문화 창달, 가치 창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공공도서관을 통해 문화·정보 복지가 실질적으로 더 심화하고 확산하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더 자랑스러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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